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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는 산다

13. 눈이 올까요

 


아침 커튼을 열면 눈이 올까요

서두르지 마요 못다 한 얘기가 있어요

잠이 들고 나면 오늘은 어제가 되어버려요

계속 내 곁에만 있어 주면 돼요

약속했죠

눈이 올까요

우리 자는 동안에

눈이 올까요

그대 감은 눈 위에

눈이 올까요

 

눈, 자이언티 (Freat.이문세) 가사 중


 

밤사이 눈이 소복소복 왔을까

문밖을 나오니 세상이 온통 하얗다

눈이오면 자이언티와 이문세 노래가 생각난다.

 

자이언티가 감기에 걸린 상태로 녹음을 해서 재녹음을 하려고 했는데 이문세가 이대로가 좋다고 해서 그냥 발매했다는 비하인드 스토리,,, 슬롬(slom)이 프로듀싱한 곡들을 좋아하는데 이 곡도 슬롬이 작곡이라고.

 

지금 찾아보니 슬롬씨 93년생이네.

93년도에 무슨일이 있었나. 요즘 반짝거린다고 생각 드는 사람들 모두 93년생들 ㅎㅎ

 

 

역대 11월 중 가장 많은 눈이 내렸다고 한다. 기상관측 117년 만이라고 하니 이상 기후 증상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11월 초부터 올 겨울 최강 한파다, 더 춥다는 마케팅용 말들이 많았는데 폭설이 내린 오늘을 보니 올 겨울 따뜻하다는 기사가 하나씩 나오고 있다. 좌우지간 눈은 더 많이 내릴 것만 같은 분위기.

 

경기 북부 출신으로 겨울이 되면 발목까지 쌓인 눈을 쉽게 접할 수 있었다.

성인이 되고 지방사람들을 만나면서 이 째깐한 나라에 어마어마한 차이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국내도 이러한데 외국에서는 어떠랴. 오랫동안 룸메이트였던 태국인 언니는 눈을 직접 보고 만져보는 게 소원이라고 했다.

나는 그말을 듣고 귀여워서 웃을 수밖에 없었다.

 

어릴 때는 자고 일어나면 새하얗게 변한 세상이 아름답고 놀라워서 하루종일 즐거웠는데 지금은 그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하얗게 쌓인 눈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눈치워야 되는 분들은 정말 눈을 싫어하던데, 어릴 때 앞마당만 쓸어본 내가 경험해보지 못해서 그런 건지, 아직까지 눈 오는 날이 좋다.

 

눈이 좀 와서 쌓여야 겨울 느낌도 나고, 눈 없는 겨울은 정말 겨울같지도 않더라. 한 여름의 크리스마스가 제일 기분 이상했다. 시드니에서 보내는 크리스마스란... 해변가에서 산타비키니 입은 언니들의 서핑 보는 재미정도?

 

 

소복이 쌓인 눈이 따뜻해 보인다

솜이불 같이 두터운 눈 같아 보인다

갑자기 윤동주 시인의 눈이라는 시가 생각나네

 

 

눈 / 윤동주

 

지난밤에

눈이 소복이 왔네

 

지붕이랑

길이랑 밭이랑

추워한다고

덮어주는 이불인가 봐

 

그러기에

추운 겨울에만 내리지

 

 

이런 두서없는 글, 점점 늦어지는 이유는 그날 아침에 주제를 정해서 작성하기 때문,,, 당분간은 자유롭게 주제도, 목적도, 의미도 없어 보이는 글을 적어보려 한다. 그동안 너무도 주제, 목적, 의미 이런 것에 집착했던 것 같아

 

이제 그 틀을 좀 깨고 싶다.

이제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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